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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신선센터 출고 알바 후기, 직접 해보고 정리해뒀습니다

오늘의관심사 2025. 9. 18.

인터넷을 보면 쿠팡 센터에 관해서 온갖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체로 차별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포함해서 온갖 다양한 주장들이 대립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백날 인터넷으로 떠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는 것보다는 직접 뛰어보고 확인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 나가봤습니다. 

10번 가보고 후기를 남겨봅니다. 달이 넘어갔기 때문에 8일째에 보험금 차감이 없었습니다. 돈이 더 들어온것은 연장을 해서 그런 것입니다.


쿠팡 신선센터 출고 공정 

저는 출고 공정으로만 지원했습니다. 입고 공정도 해보려고 했으나, 입고 공정은 자리가 없어서 그런지 출근 확정이 안 나와서 출고로만 했습니다. 

총 10번 나가봤고, 계약직이 아니라 일용직으로 가다보니 그때그때 다른 일들을 해볼 기회도 있었습니다. 

제가 경험해본 출고 공정은 워터, 워터 지원, 부자재, 집품, 싱귤포장, 리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각각의 난이도라든가 할만한 정도라든가 하는 것들을 적어두겠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겠습니다. 

1) 워터, 워터 지원 

저는 힘을 어느 정도는 쓸 주 아는 남자이기 때문에 워터와 워터 지원을 할 때 크게 힘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만 아이스 상자가 무겁습니다. 아이스팩 상자를 들 수 있는 완력이 없는 분들이 한다면 신체가 무사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난이도는 신체가 따라 준다는 가정하에는 할만한 수준이었으며, 제가 갔던 곳에서는 워터와 부자재 같은 힘을 쓰는 일을 하는 남성들에 관한 대우가 좋았습니다. 포장을 하는 분들이 워터에게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는 분위기였으며 레일 측면에 워터(부자재) 사원님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글귀를 적어 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신체적으로 강한 분이 아니라면 남성이라고 하더라도 반복적으로 무거운 것을 들다가 다칠 수도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워터는 라인마다 배정되며 포장을 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박스, 아이스, 드라이 등을 보급하고 프레시팩을 계속 레일에 올리는 일을 합니다. 물론, 아이스와 드라이, 프레시백을 모두 소진하면 밖에서 자키로 가져오는 일도 합니다. 프레시백의 소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프레시백을 가지러 갔을 때 프레시백이 포장을 하는 분들에게 제대로 보급되지 않으면 포장이 느려지기 때문에 워터지원이 2개의 레일의 프레시백 올리는 일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워터는 전용 포장 칼을 쓰는데요. 다이소에서 사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2) 부자재 

부자재는 파레트에 쌓여 있는 프레시백을 포장을 하는 공정이 있는 장소의 바로 가까운 곳까지 옮기는 일을 합니다. 센터마다 다르겠지만 지게차가 주는 파레트에 쌓여 있는 프레시백을 빠르게 받아서 자리를 잡아주고 이후에 화물용 엘리베이터로 담아서 올려주고 위에서 받는 분들은 그걸 다시 받아서 자리를 잡아줍니다. 물량이 많을 때는 프레시백 소진 속도가 빠르게 때문에 자키 두 개로 동시에 빠르게 받고 엘리베이터를 빠르게 내리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부과적으로 파레트를 내리거나 다른 화물을 내리기도 합니다만 주력 작업은 프레시백을 보급하는 일이었습니다. 부자재는 사람을 상대하지 않고 빠르게 일만 하면 되기 때문에 나쁘지 않았으며, 바쁜 시간대에는 지원이 오기 때문에 할만했습니다. 

3) 집품 

집품은 PDA라고 하는 기계를 줍니다. 거기에 아이디를 치고 시작하는데요. 아이디는 010 빼고 핸드폰 번호입니다. 집품은 토트박스를 PDA로 찍고 PDA에 나오는 위치로 가서 해당 물건을 집품하는 것을 반복하는 작업입니다. 

집품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토트박스에 담아야 되는 물건이 맞는지가 헷갈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반복작업을 하다 보면 피로가 와서 헷갈릴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그런 이유 때문에 카트의 바로 앞(카드를 밀고 다니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토트박스를 완료하면, 그 도트박스 위에 새로운 토트박스를 올려서 진행합니다. 둘 다 완료하면 올려둔 도트박스를 다시 위치로 돌려두고, 카드 아래에 담아왔던 다른 한 개의 토트박스를 올려서 작업합니다. 저는 그렇게 3의 토트박스로만 진행했었습니다. 그리고, 토트박스를 자체적으로 완료 처리 할 수도 있는데요. 레일에 가까워지면 바로 완료처리를 해서 보낸 이후에 새로운 토트박스로 바꾸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토트박스에 넘치는 집품을 했을 경우에는 레일에 올려서는 안 됩니다. 가다가 걸립니다. 그런 건 미리 완료를 해두고 나눠서 담거나, 이미 담아버렸다면 따로 두는 장소가 있습니다. 

포장 사원을 먼저 선별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집품을 많이 해본 분들이 아니라면 포장으로 걸러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포장이 느리면 다시 집품으로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건장한 남성의 경우에는 워터로 빠지기도 하는데, 저는 집품을 해보려고 기다리다가 워터나 부자재를 모집하는 장소로 가 달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매우 정중하게 부탁하는 어조로 말하셨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집품은 익숙해지면 매우 쉽습니다만 발이 아픕니다. 생각보다 많이 아프기 때문에 깔창을 반드시 챙겨서 가져가시길 권장합니다. 아마, 깔창 없이 집품을 하신다면 3시간 정도 이후부터 후회가 밀려올 수도 있습니다. 양말은 스포츠 양말을 신고 가시길 권합니다. 

4) 싱귤 포장

포장에는 싱귤 포장과 그린 포장, 냉동 포장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린과 냉동도 대략 뭔지 경험해 봤지만 싱귤 포장 위주로 해봤습니다. 

싱귤 포장은 식품이 담긴 파란색 토트박스를 옆에 가져다주시면 그것을 포장하는 작업입니다. 같은 제품을 여러 개 담기는 해도 다양한 제품을 하나의 프레시백 혹은 상자에 담지는 않습니다. 그린 포장은 다양한 제품을 하나의 프레시백을 담는 공정입니다. 리빈을 하는 분들이 분류한 것을 말합니다. 

싱귤포장은 토트박스를 찍고 물건을 찍고 포장하고 나온 송장을 프레시백의 경우에는 끼우고 박스의 경우에는 붙여서 레일에 놓으면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주의 사항이 있는데요. 송장이 나올 때 바로 위에 설치해 둔 바코드 스캐너가 인식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인식이 안된 송장을 그대로 포장한 상품과 보내버리는 경우가 발생됩니다. 이 경우에는 근처에 노란색 조끼를 입은 분에게 가서 이야기를 하면 됩니다. 

그리고, 포장을 하는 물건들 중에서 상자 자체에 송장을 붙여야 되는 경우도 있고, 가장 큰 상자로도 포장할 수 없어서 가장 큰 상자 두 개를 겹쳐서 포장해야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레일로 보내지 않고 따로 모아두는 장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란 포장은 모니터에 나와있는 포장과 달랐는데요. 계란 전용 1호나 2호 상자는 에어셀을 십자 모양으로 상자 바닥에 깔아서 계란을 감싸는 느낌으로 포장하고 아이스팩을 상자와 에어셀 사이에 둡니다. 3호 상자에 담는 것들은 메추리알을 제외하고는 이미 포장이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대로 담고 아이스팩을 빈 공간에 끼워 넣습니다. 다른 포장들은 아이스팩을 쓸 때 반드시 은박지를 사용하지만 계란은 은박지를 사용하면 깨지기 때문에 다르게 포장해야 됩니다. 

난이도는 낮은 편이지만 빠르게 처리를 한다는 가정을 둔다면 그렇게 낮다고만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특히, 너무 느린 사람들은 관리자의 지적이 들어오며,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슬쩍 다가와서 조용히 '내려가시죠'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집품으로 가는 겁니다. 그리고 집품에서 누구 한 명 불려 와서 포장으로 투입시키는데 대체로 나이가 많은 40~50대 여성분들이 불려 왔었습니다. 

5) 리빈 

리빈은 토트박스에 담겨서 올라온 식품들을 빠르게 노란색 칸막이에 나누는 작업입니다. 보통 꾸준하게 들어오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느낌으로 몰려오기 때문에 오기 시작하면 옆에 쌓아두고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때는 도와주는 사람이 오기도 하는데요. 말이 잘 안들리거나 하면 실수가 나오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해봤던 공정 중에 리빈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혼자서 그럭저럭 할만하기는 했지만 누가 도와주기 시작하면 D발음과 B발음이 잘 구별이 되지 않아서 실수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일을 하다가 크게 지적을 받았던 경험이었으며 다른 공정에서는 딱히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쿠팡 신선센터를 나가보고 생각해 보는 남녀 차별에 관해서 

쿠팡에 관한 이야기를 찾아보면 일관되게 남녀차별에 관한 언급을 쉽게 찾을 수가 있습니다. 저는 쿠팡 신선센터를 가기 전에 캠프도 가봤습니다만 차별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심각한 레벨은 아니었습니다. 분위기를 보면, 과거에 심했었는데 한번 잡은 느낌이었습니다. 

한 번은 사람들을 안내하는 입구에서 말을 세게 하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여성 계약직이 있었는데 3~4일 뒤에 갑자기 말투가 부드럽게 바뀌는 것을 볼 수도 있었습니다. 제 체감이기는 합니다만 정규직들이 따로 있는 본부가 존재하고, 그곳에서 현장의 계약직들을 진지하게 관리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우선 워터나 부자재 공정을 하고 있는 여성분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저는 앞서 적어둔 것처럼 여러 가지 일을 해봐서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만 힘이 따라준다는 가정하에 워터 공정이 포장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어렵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기본 완력이 강하다는 전제하이며 완력이 약한 사람이 워터를 하다가 도망가는 경우도 봤습니다. 

서로 도와주는 분위기가 기본적으로 조성되어 있었는데요. 빌런들이 가끔 출몰하기도 합니다. 대뜸 누가 마음에 안 드네 뭐네 하는 말들이 들려오는데 전부 여성 사원이 그랬으며, 남성 사원이 뒷담화를 하는 것은 저는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남성 사원은 일을 할 때 문제가 생기면 바로 화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면 대략 넘어가는 분위기였습니다.

인터넷에서 여자가 쉬운 일을 한다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사실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집품이든 포장이든 남자사원이 대체로 여자사원보다 빨랐습니다. 하지만, 기업은 여성을 일정 인원 이상 반드시 고용해야 되는 법에 의해서 효율적으로 계산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효율이 높다고 해서 남성만 고용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다만, 쿠팡 센터와 캠프는 완전히 다른 곳이었습니다. 저는 캠프에서 아줌마들에게 갑질도 당해봤는데요. 원래라면 두 명이 있어야 되는 자리를 한 명에게 몰아세우면서 한 명이 빠져서 돌아가면서 노는 아줌마 그룹도 봤습니다. 나중에 그 캠프가 많은 돈을 주겠다고 계속 문자가 왔었지만 절대 안 갔습니다. 

제 생각에는 정착하는 곳이 어딘지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입장에 놓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인터넷에서 남녀차별을 경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이 모두 거짓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대체로 무난했습니다. 다만, 남자 사원에게 공격적인 발언을 하는 여성 계약직이 분명히 존재했으며 의도적으로 반감을 가지고 남성을 공격하는 여성들이 눈에 들어왔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 숫자가 과반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소수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여성이 남성을 공격했을 경우에 대응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악용하는 부류로 보였으며 그 여자들이 불씨를 키우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센터에서 다른 여성 계약직 관리자하고도 일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었으나 단 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친절했습니다. 그러니까 여자 자체가 빌런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습니다.  

쿠팡 신선센터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종종 나가기에 나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만 센터마다 다르며 쿠팡뿐 아니라 마켓컬리 같은 대체 할 곳도 있기 때문에 적당한 자리를 잘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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